Quantcast
Channel: 향수병 환자의 보관소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646

위키백과 원 태정제(元泰定帝) 항목을 수정해봤는데...

$
0
0





쿠빌라이 이후의 원나라 역사가 아무리 듣보라 터부시되고, 위키의 공신력이야 새삼 논할 필요조차 없다만, 그래도 저렇게 두서없이 문맥마저 엉망인 채로 넘어갈 수 없겠다 싶은 오기심(?)에 난생 최초로 위키백과 수정에 임해봤다. 미약한 한문 실력이나마 1차사료인 <元史> 태정본기랑 최윤정 저 <원대 兩都내전과 동북지역> 논문을 참고해가며 씨름한 끝에 내놓은 수정본이라곤 1박 2일 투자인 셈치고 본인이 감상하기도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허전함;; 근년에 와서야 원대 중후기사에 대한 국내외 연구의 성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 염치없는 소리일지언정 여하튼 본 분야에 정통한 사학도 or 역덕후들께서 보다 충실한 원전과 내용으로 보충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첨언하자면, 원대 중기사가 이토록 세간의 무관심과 홀대를 받는 연유엔 기존의 중국식 정통론과 역사발전 단계에 잘 들어맞지 않은 생소함이라던지, 공인 정사인 <元史> 특유의 조악함과 언어 장벽으로 기타 몽골-페르시아 사료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는 주장이 많은 것 같다. 일견 수긍이 가는 지적이다만, 기실 제위 계승권을 둘러싼 원나라 궁정내 권력투쟁의 치열함이나 계보의 복잡함은 삼국지나 잔당오대연의 못지않은 긴박함과 흥미의 가십거리가 남고도 충분할 수 있을 정도다. 원대사가 비인기의 대명사처럼 전락해버린 진정한 배경엔 '민족차별의 대명사인 시대를 훑어봤자 보람이 없다'는 고정관념, 삼국지 같은 이상주의나 인간 관계의 교훈, 대리만족과 여운을 적당히 교합해 독자들로 하여금 매력을 돋구워 줄 만한 스토리가 전무하다 싶다는 데에 있지 않을까?

외견상으론 금나라의 유산을 모방해 중국의 정통왕조를 표방하면서도, 내실은 몽고 지상주의를 견지하며 절대적 다수 인구의 한인에 대해 우위권을 유지한 세조 쿠빌라이의 모순된 정치적 스탠스와 더불어 고래의 유목민 세선제 관념이 말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화 속도가 유달리 답보 상태였던 몽고족에게 애당초 '제도화된 규범'에 입각한 중장기적 국정 로드맵 따위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세조가 창립한 황금씨족의 家産인 제국을 차지하고자 세조의 후손들끼리 가차없는 모략과 투쟁이 거듭된 가운데 수양제 평전을 저술한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 몽고인 대칸들도 개인의 완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을 배경에 지면서 골육상잔은 물론 내전마저 불사했던 것이다. 태정 연간은 그러한 원 제국 몰락의 징후가 점화되기 시작한 분수령이었다.

 



tag :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646

Trending Articles



<script src="https://jsc.adskeeper.com/r/s/rssing.com.1596347.js" async> </scri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