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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變不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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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든든한 '맹방(盟邦)'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은 중화민국의 현지 표정은 겉으로  태연자약하지만, 속내는 불안감이 태산같다. 아시아의 선진모범국가로 1680만 인구를 가진 대만의 장래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치사하고 굴욕적인 사태이긴 하다만, 그래도 '기댈만한 언덕'은 미국밖에 없다는게  일반적인 추측이며, 당국으로서도 반미감정의 과격화를 단속, 가급적 자제하려는 형편이다.

대북의 외교소식통은  비록  공식국교는 '단절'했음에도 대만의 전략적 가치나 국제신의, 주변 우방국의 향배를 고려하여 미국이 대만과의 '실질관계'는 유지, 대만을 중공에 넘기진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대중(對中)수교로  지난  54년  체결된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이 폐기, 미국은 대만에 주둔중인 1150명의 병력을 모두 철수시킬 계획이다. 다만, 기존 경제
문화관계는 존속될 것이 분명하다.

양국간 경제관계를  간략히 살펴보면, 미국기업의 합작투자가  약 10억$에 도달, 금년 1월부터 11월까지 대만측의 대미수출은 전체수출의 1/3에 해당된 45억 4천만$, 대미수입은 21억 5천만$에 이르렀다. 18일, 국민당 중앙위특별회의에서 장경국(蔣經國) 총통은  중소(中蘇)와 절대로 협상하지 않겠노라 거듭 다짐, 선(先)총통 장개석 시절부터의 기본국시인 대륙수복은 반드시 성취할 것임을 언명하였다.

국민당의 반격성전론(反擊聖戰論)에 따르면, '언젠가'는 대륙의 동포들이  공산당 폭정에  못이겨 항쟁을 조장할 것이고, 시기상  '적절한 때'가 오면  동포들을 지원, 본토로 돌아간다는 식이다. 이러한  목표상의 '중요도 비율'면에선  정치가 7할, 군사가 3할이며, 여기엔 시간적 제한 자체가  있을수 없다. 혹여 당대에 수복을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1백년~1천년이 걸리는 한 기필코 이룩해야만 한다는 귀결이란다.

그러나, 국민당의 국시는  이제  대만사회에서도  대륙출신의 소수 원로계층에게만 통용될 뿐, 지식층과 대만출신 내성인(內省人) 인사들은  회의를 느끼면서  여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태동하고 있다. 국민당 정권 지배층의 고령화, 고도경제성장으로 사회 의식구조가 변화되고, 대만 토박이들의 발언권이 점증해가는 사정까지 감안할때, 10년내 정세가 크게 달라지리란 관측마저 적지않다.

한편, 중공은 중공대로 '4대현대화' 프로젝트에 진력하고, 대미관계에 의식한 나머지  당분간 대만문제를 이슈화시키지는 않을 듯하다. 장경국 총통이 공산당과의 불타협과 '처변불경(處變不驚)'을 강조한 그날, 중공 인민정치협상회의는 국공(國共)양당 회담을 제의,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화남지방에 배치된 40여개 사단중 대부분을 이동시키는 등  군사적인 긴장도 누그러진 것으로 보여진다.


            
                                    1978년 12월 18일, 국민당 중앙위특별회의를 주재하는 장경국 총통
                                      
                              
              1978년 12월 25일, 대미단교(對美斷交) 관련 정부담화를 발표하는 자유중국 총통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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